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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서드】일상감사(日常感謝)
함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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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14 19:59:52
시인/ 함창석 장로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날에 맞추어 개장을 하는지 원주동화지역에 있는 수목원이 개장을 하였다. 원주지역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을 위한 공간이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개장 후 통영에서 사위 딸이 원주로 이주하는 바람에 찾으신 안사돈을 모시고 손자 손녀아내와 동화마을 수목원을 찾았다. 수목원에는 잔디 운동장과 교육공간이 있다. 산을 중심으로 각종 식물들이 배치되어 가을에 꽃을 피웠다. 교육건물 벽면에는 시화도 걸려 있다.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활용하여 작은 분수와 물레방아 그리고 고기떼가 숨 쉬는 연못이 있다. 인공벽면 위아래로 인공폭포수가 흘러내린다. 화단마다 꽃들이 군집하여 있고 설명을 해주는 글자판이 세워져 있다. 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자자나무 숲길이 있다. 나무마다 시를 적은 말이나 좋은 말들이 그림과 함께 걸려 있다. 7살인 손자는 한글을 알고 있어 읽어보며 좋아한다. 뜻이 잘 이해가 안 될 때는 물어보기도 한다. 대견스럽다.
잔디 운동장에서 손자 손녀와 달리기 시합도 하였다. 손자 손녀는 할아버지와 달리기 시합을 하자고 자신들 있게 말하였다. 조손이 어울리는 달리기가 시작되었다. 아내가 심판을 보기로 하고 외할머니는 결승점이 되어 주셨다. 두 번은 손자가 1등, 손녀가 2등, 할아버지는 3등을 하였다. 나는 손자 손녀에게 한 번 더 하자고 하니 좋다고 하였다. 물론 얼굴이 빨게 진 두 손자 손녀였지만 말이다. 나는 물 한 모금 먹고 해야 하겠다고 하니 그렇게 하자고 하였다. 자신이 만만한 표정들이 할아버지가 보기에는 너무 뿌듯하였다.
세 번째 달리기 시합에 되자 나는 중간쯤에서 앞서는 작전을 구상하고 달렸다. 예상대로 앞섰으나 외할머니는 이동을 하시며 나는 한참을 돌아와야 하였다. 겨우 셋이서 동시에 도착을 하게 되어 심판인 아내는 무승부를 선언하였다. 손자 손녀들의 표정은 허무한 듯이 다시 하자고 하였으나 나는 할아버지가 너무 힘이 든다고 하며 다음에 다시 한 번 더 하자고 하니 그러자고 손자 손녀들은 대답을 한다. 얼굴이 빨개진 손자 손녀를 보면서 무리는 웃었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 동화마을수목원 체험들이 신이 났다. 그리고 그 밤은 잠도 잘 노기에 행복한 아침이었다. 아침 밥맛도 다른 때보다 좋았다고 아내는 웃었다.
오늘 그날 하였던 달리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며느리와 손자 손녀 그리고 아내와 다시 찾았는데 꽃들은 모두 져가고 있다. 잔디 운동장에는 낙엽이 날아들어 두 분 관리인이 바람청소기로 낙엽을 날려버리고 있다. 전면 무대에는 11월 14일 무슨 행사를 하려는지 장치들을 하고 있다. 그래서 먼저 구경을 하고 내려와서 하자고 하였다.
한 번 왔었기에 손자 손녀는 더 좋아하였다. 그런데 먼저 번과 다른 모습을 아는지 물이 안 나온다고 하며 손자는 여기저기 다니며 한 소리를 한다. 여기저기 겨울을 준비하며 내년을 대비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기계소리가 요란하다. 그래도 걸어두었던 분재하우스를 볼 수 있었다. 손자는 벌레들이 없다고 한소리 한다. 할머니는 벌레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모두 자기 집으로 들어갔다고 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식물원에 세워진 포토 판에 얼굴을 내밀고 사진도 여러 장 찍었다. 바닥이 먼저보다 좀 미끄러워 엄마는 무척이나 신경을 쓰며 아이들을 챙긴다. 우리는 잔디운동장으로 돌아오니 깨끗하게 정리가 끝났다. 달리기는 시작되었다. 손자는 10바퀴나 하자고 자신을 하였다. 셋이 달리기 시합은 여러 경우를 남기며 흥미진진하게 진행이 되었다. 방향감각이 부족한 손녀는 언제나 1등을 하였고 손자는 2등 할아버지는 3등을 하였다.
할머니도 하자고 하여 넷이서 달리는 순간순간마다 나는 행복감을 느꼈다. 물 한 모금 먹고 즐기는 오늘의 이 시간 운동은 보약이 되는 것 같았다. 손자 손녀들이 주는 에너지가 내게로 전이되며 한 10년을 더 살 수 있으라. 손자가 할아버지 자기가 대학에 갈 때까지 사시라고 소원 아닌 소원을 말해주니 행복이 배가 되어 산을 내려온다.
손녀는 다리가 아프다 하니 할머니는 업어준다고 하였고 며느리는 할머니가 힘이 든다고 말리었지만 할머닌 흔쾌히 업어주며 산을 내려오는 동안 나는 먼저 내려오며 나무 뒤에 숨고 놀래주기도 하였다. 주차장에 들어와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은 어찌나 날 것 같던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며느리와 아이들을 이 편한 세상 아파트 앞에 내려주고 이마트에 들려 내일 토요일 손자 손녀들과 3시간을 놀아줄 자료를 구입하는 아내는 고맙기도 하다. 아내는 손자 손녀들을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며 38년 교사로서 살았던 습관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 때로는 안쓰럽기도 하지만 행복감을 느끼는 듯 요즘 얼굴표정이 좋다.
이마트에 들린 겸하여 아내는 먹거리 준비도 많이 하였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식사는 초밥, 순대, 오뎅 국물로 엄청나다. 배가 터질 듯이 먹는다. 7시가 되자 오늘 너무 피곤하였는지 침대에 누워있다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밤 12시가 넘었으나 이 글을 쓰면서 이 세상이 주지 못하는 평화스러움에 젖었다. 하나님 아버지 은혜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