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기사] 미자립교회 희망의 끈 놓지 말아야

선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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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02 15:56:21
목회자 의식 전환 일순위 … 인적·물적·프로그램 지원 … 큰 교회 작은 교회간 상생 의식 


전체 감리교회에서 미자립교회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9%에 이른다. 이는 한 해 경상비 2500만원 미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이고, 물가를 반영해 기준을 5000만원으로 상향하면 감리교회의 절반이 미자립에 속한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감리회의 핫이슈에서 빠진 적이 없는 미자립교회 대책. 연회나 개체 교회에서 미자립교회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지난 12일 ‘미자립교회지원운동본부’(이하 미자립지원본부)가 이에 대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날 모임에는 미자립지원본부 회장인 김진호 원로감독과 함께 일을 진행해 나가는 강문호 목사(갈보리교회), 김종훈 목사(월곡교회),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태동화 부장(선교국 국내선교부)가 참석했다. 본지 안혜총 부장(기획사업)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미자립교회에 대해 진단한 후 자립 성공 사례와 감리회 차원의 실행 방법을 제시했다. <편집자 주>

안혜총 부장 - 지난해 ‘미자립교회 지원운동본부’를 설립하셨는데, 설립 취지를 듣고 싶다. 

김진호 원로감독 - 우리 감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과제 가운데 미자립교회 문제는 감리교회는 물론 한국교회 모두가 풀어야할 난제다. 과거 제가 감리회의 지도자로 있을 때, 가장 많이 고민하면서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지 몰라 늘 마음이 무거웠던 것이 이 미자립교회에 대한 대책이었다. 은퇴한 지금 하나님께서 여력을 주셔서 미자립교회를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우는 일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모임을 시작하게 됐다. 미자립교회를 이대로 놓아두면 안 되겠다는 충심에서 하는 일이다. 선교국이 해야 할 일을 돕는 일종의 NGO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김기택 감독이 부회장으로, 한정호 감독, 권오서 감독이 합세했고, 강문호 목사가 본부장으로, 김규현 목사가 총무로, 그 외에도 여러분의 실행위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안혜총 부장 - 먼저 미자립교회의 현황을 짚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미자립교회가 감리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미자립교회가 양산된 배경은 무엇인지,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태동화 부장 - 제26회 입법의회 이후 ‘미자립교회’라는 용어가 장정에 정식으로 올랐다. 미자립교회 대책마련을 위해 본부, 연회, 지방에 ‘미자립교회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제 한 회기가 지났지만, 감리회 사태 때문인지 아직 큰 진전을 보지는 못하고 있다. 책정된 예산이 따로 없다.
미자립교회의 기준은 2006년 1월, 총회실행부위원회에서 한해 경상비 2500만원미만을 기준선으로 잡았는데, 현장 상황을 고려해볼 때 5000만원까지도 자립하기 어렵다고 본다. 작년 말 통계표를 근거로 분석해볼 때 전체 감리교회의 약 39%정도가 미자립교회이다. 만약 현 물가를 반영해 5000만원을 기준으로 잡으면 전체 교회의 절반이 미자립교회라고 보아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김종훈 목사 - 미자립교회 양산은 배출되는 신학생과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없는 감리회 내 교회 사이의 수적 불균형이 가져온 결과라고 본다. 필요 이상으로 양산된 신학생들이 목사안수의 법적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부득불 교회를 개척하게 되는데, 가족과 친척이 모여 전세로 시작하고 안수를 받으며 임지를 옮기니 개척공고와 폐지공고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제도적인 보완이 없다면 미자립교회는 앞으로 계속 늘어 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유기성 목사 - 앞에서 지적하셨듯이 교회개척의 동기가 목사안수를 받는 데 있다는 것이 문제다. 선교적, 재정적 전략이 있는 중견목회자가 필요 지역을 선정해 교회를 세워야 하는데, 목사안수를 받기 위해서 목회에 가장 미숙한 사람이 초기 재정적 문제를 안고 시작하니  처음부터 잘못된 구조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본부나 연회차원의 전략적 개척이 아니라 개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개척이 주가 되는 현 상황에서 대부분의 개척교회는 미자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또한 개척자금이 적립되지 않고 임지이동과 함께 빠져나가니 교회운영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심지어 성직매매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발생할 소지가 있다. 

김진호 감독 - 법적인 걸림돌도 있다. 교역자 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련목회자 제도를 만들었지만, 수련목 역시 목사안수를 받기 위해서는 담임목회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미자립교회 양산과 맥을 같이 한다. 장정개정위원장으로 지난 입법의회 때 수련목회자 3년 과정이후 목사 안수를 받고 1년 더 과정을 밟으면 교회 개척 없이 부목사로 갈 수 있는 제도를 제안한 바 있었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교역자 수급과 관련된 미자립교회 문제는 법적으로 다시 제고해 보아야 한다.

태동화 부장 - 사회적인 요인도 있다. 감리회 부흥운동의 계보를 살펴보면 5000교회 100만 신도운동, 7000교회 200만 신도운동, 300만 총력전도운동으로 이어진다. 5000교회 100만 신도운동 당시에 교회가 개척된 지역들은 주로 농어촌지역이었다. 농촌인구가 도시로 유입되며 농촌이 공동화되자 그때 개척한 많은 교회들이 자연스럽게 미자립교회로 변했다. 이런 경우 교회 숫자는 늘었지만 목회자의 능력과 상관없이 여건적 미자립교회가 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안혜총 부장 - 그간 미자립교회의 자립을 위한 많은 정책과 시도들이 있었을 텐데 결과가 미진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강문호 목사 - 태동화 부장은 미자립교회를 자립가능성 있는 발전적 미자립교회, 환경변화에 따른 여건적 미자립교회, 회생 가능성이 아주 낮은 침체적 미자립교회로 나누어 분석했는데 의미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 모든 다양한 미자립교회들이 미자립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 공통적으로 목회자의 분명한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본다.
양산에 있는 한 목회자가 교회를 개척할 당시 10개 교회를 다니며 10만원씩 1년만 도와달라고 후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 교회에서 6시간을 기다리다 문득 ‘이 시간에 기도를 해야지 내가 지금 무엇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어, 그날로 보조를 다 끊고 엎드려 기도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대교회가 되어서 70개의 다른 교회를 도와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자립교회를 벗어나려면 개척학교를 통해 목회자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종훈 목사 - 강문호 목사의 말에 공감한다. 2005년도에 감리사직을 맡아 구역회를 인도하며 비로소 미자립교회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지방 내 자립 가능성이 있는 목회자를 불러 일주일동안 기도해 보고 도울 방법을 말하라고 했다. 그 목사는 돈은 원치 않으니 교인을 보내달라고 했다. 기존 교인이 없으니 전도를 해도 어색해하며 그냥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2년 동안 장로가 팀장이 되어 권사, 집사 등 12명을 한 팀으로 조직해 파송했다.
그 교회 담임목사는 뿌리를 뽑겠다는 각오로 달려들었다. 금식을 밥 먹 듯하며, 기도하고 전도하더니 교회가 부쩍 성장했다. 도왔던 교인들도 은혜를 받아 더 섬기고 싶어 했다. 미자립 탈출은 담임자의 몫이 90%이상을 차지한다. 
지난날 미자립교회 자립정책이 실패한 데는 연속성의 부족이 크다고 본다. 시작은 좋은데 리더가 바뀌면서 일관되게 이어지지 않는다. 일대일 전도가 확실한 효과를 내는 것처럼, 미자립교회와 지원교회를 일대일로 맺어 책임지게 하는 것이 실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본부나 연회, 지방은 동기를 부여하고 사역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하면 된다.

안혜총 부장 - 이 자리에 계신 목사님들도 미자립교회의 자립을 돕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기성 목사 - 성남지방에 왔을 때 교회가 폐지되는 것을 보았다. 열심인 목사였는데 교인이 안 모이니 결국 폐쇄하고 떠났다. 교회를 살려야 하지 않느냐고 주위에 이야기 했더니 이 세계에도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된다며 되는 쪽만 살려야 한다는 반응이었다. 이때 주변에 있는 미자립교회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지방 내 3-4천만 원 이하 결산 교회 담임목회자들을 불러 우리 교회 부목사로 생각하고 힘껏 돕겠다고 약속했다. 매주 한 속회씩 보내고 최저생계비로 50만원씩을 지원했다. 평가회를 통해 지원 방법을 개선하면서 4년 정도 지나자 무너졌던 목회자와 교회가 다시 일어섰다. 
전도자가 생기자 주변 어린이를 전도해 교회학교가 꾸려지고 교회가 생기를 찾기 시작했다. 부모들이 따라 들어오며 교인도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무너지지 않게 지켜주려던 것이었는데, 포기하지 않으니 결국 일어나 힘을 내는 것을 보게 되었다. 지역의 작은 교회가 살지 못하면 큰 교회도 무너진다.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함께 지역을 목회하니 상생의 기쁨도 맛볼 수 있어 좋다.

김종훈 목사 - 월곡교회도 유 목사님과 유사한 방법으로 지원했다. 교인이 생기니 목회자의 설교가 은혜롭게 변하고 기도와 전도가 살아나며 교회가 일어서는 것을 보았다. 두 번째 지원으로 수련목회를 마친 후 교역자를 개척시키며 교인 12명을 붙여 주었는데, 3년 만에 32명을 전도해 우리교인 12명까지 약 50여명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작은 교회를 도와준다는 생각은 교만이라는 것을 나중에 깨닫게 됐다. 한 교회를 지원하는데 1년에 6천만 원 정도 들어간다. 그만큼 우리 교회의 결산이 비어야 정상인데 살펴보니 재정이나 사람이나 그만큼 채워진 것을 발견했다. 또한 교인들은 미자립교회에 사랑을 아끼지 않는 담임목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내니 준 것에 비해 보이지 않게 받는 것이 더 많았다. 돕는다기보다 더불어 상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작은 교회를 돕는 것은 결국 큰 교회의 목회에 보이지 않는 플러스 요인이 된다. 결코 잃는 것이 없다.

강문호 목사 - 우리교회는 30명 내외의 전도팀을 1부 예배 후, 미자립교회가 있는 마을로 보내 전 가정을 빠짐없이 축호전도를 해 가능성이 있는 이들의 명단을 교회에 전달한다. 김활란 박사에게 배운 방법으로 20년째 매달 한 번씩 실시하는데 교인들도 보람을 느끼고 미자립교회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김진호 감독 - 최근 도봉교회의 개척 사례도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개척하며 교회에서 2억 원, 지방에서 7천만 원을 지원해 25평의 예배당을 마련해 주고, 10가정을 파송했다. 성인 20명이 함께하니 자립교회로 시작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놀라운 것은 개척예배 후 다음 도봉교회에서 추수감사예배를 드렸는데 교인도 헌금도 더 풍족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작은 교회를 위한 큰 교회의 희생을 희생으로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더 크게 채우시는 것을 보게 됐다.
최근 자비량부흥회를 인도 차 양천지방 열림교회를 방문했다. 개척 5년 동안 15명의 교인이 있었던 교회였는데, 이 교회에 서울남연회 임영훈 감독이 1.2.3운동의 일환으로 한사랑교회의 훈련된 교인 6명을 파송해 1년 만에 30명으로 교인으로 늘어나는 성과를 거둔 것을 목격했다. 큰 교회가 조금만 도와주면 미자립에서 자립으로 돌아 설 수 있다는 것을 큰 교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태동화 부장 -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는 프로그램지원으로 컨설팅과 코칭을 통해 목회를 지원하는 것인데, 대표적으로 상계교회의 경우 미자립교회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고 선발된 목회자를 코칭하고 지원한다. 다음으로 재정지원을 들 수 있는데 교인 파송은 안하지만 재정지원을 한다. 예를 들면, 1년에 한 교회 씩 월세교회를 전세교회로, 전세교회 중 가능성 있는 교회에 대지를 마련해 주는 지방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세 번째로 교인파송으로 지원하는 것인데 앞에서 이미 좋은 예를 많이 보았는데 본 교회를 떠나 선뜻 다른 교회로 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어려움이라고 볼 수 있다.

유기성 목사 - 이번 주까지 27명이 형제교회 - 우리교회가 지원하는 교회 파송에 자원했다. 파송신청자는 한 달 동안 훈련을 받는데, ‘지역교회와 하나님나라’, ‘형제교회 섬김 매뉴얼’ 등 미자립교회 목회자의 파트너가 되어 어떻게 지역교회를 섬겨야 할지 가르친다. 자기 방식으로 돕다보며 더 힘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인파송 시 미리 훈련을 거쳐 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준비된 교인들은 선교사 임명장을 주고 파송식을 열어준다. 또한 추석이나 추수감사절, 성탄절 등 지역 구제사역을 할 때, 형제교회에도 5-10가정을 챙길 수 있도록 구제물품을 할당해 주어 지역 내 역량을 강화시켜 주고 있다.

안혜총 부장 - 미자립교회 지원 운동은 너무 방대해 운동본부에서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무엇을 중점적으로 진행시켜 나가실 예정인가.

김진호 감독 - 목회자 스스로 사명감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의식의 변화가 일순위라는 말이다. 목회자가 패배의식에 사로 잡혀있으면 교회도 죽고, 목회자 자신도 죽는다. 그런 교회에 어떻게 새 교인이 오겠나. 큰 교회는 우선 작은 교회 목회자의 처진 어깨를 추슬러 세워주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일반적인 경우 5-10만원의 선교지원금을 보내 작은 교회를 도왔다. 생존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자립에 이르기에는 부족했다.
‘비전교회 함께 하기 운동’은 생존에 머물지 말고, 지역의 모든 교회가 나의 형제교회라는 공동체 의식 속에서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상생하자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작은 교회뿐 아니라 큰 교회 목회자의 의식변화가 필요하다.
내년 봄에 미자립교회 교역자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할 것이다. 큰 교회의 성공사례가 아니라 밑바닥부터 일어선 작은 교회의 성공사례들을 찾아,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세미나를 마련할 것이다. 선교국에서도 미자립교회의 자립 성공사례를 발굴해 보급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조만간 감리사들에게 지방에서 이 일을 함께 진행해 나가자고 요청하려 한다.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규모의 교회도 있지만, 아직 여력이 되지 않는 교회들도 많다. 미자립교회 지원에 마음은 있지만 자체적으로 하기에는 벅찬 교회들을 감리사가 묶어내 지방 내 미자립교회를 한 교회씩만 집중적으로 돕는다면, 매년 전국 200개 지방에서 200교회가 살아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강문호 목사 - ‘미자립교회지원운동’은 김진호 감독의 은퇴금 5000만원으로 시작됐다. 유럽에서 흑사병이 돌 때 어떤 부자가 담을 높이 세운 후, 그 안에 양식을 쌓아놓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너만 잘 사느냐면서 시체를 담 너머로 던져 넣어 결국 부자도 죽었다는데, 혼자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보여준다.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가 윈-윈 해야 한다.
미자립교회를 살리기 위한 운동들이 일관성 있게 이끌어 나가는 지도자가 없어 중간에 흐지부지되곤 했다. 이제 김진호 감독이 앞장 서 혼신의 기울이며 헌신하고 있다. 큰 교회들이 이 운동에 더욱 관심을 갖고 기도와 성도, 물질로 후원해주시길 바란다.

11월 21일 기독교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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