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메시지(임시감독회장)
관리자
- 3949
- 2013-03-26 14:22:43
부활! 새 희망과 참된 위로의 선포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 사망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았으니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는도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고전 15:20-22)
할렐루야! 주님의 부활을 기뻐하며, 주님이 주시는 참 생명의 기운이 온누리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요 11:25)이라 하신 주님은 불의한 폭력과 죽음의 권세를 다 이기고 다시 사셨습니다. 또한 이를 믿는 사람들에게도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약속 가운데 서 있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믿는 자리에 영원한 생명이 있고, 주님의 부활을 고백하는 자리에 참 희망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성경을 보면, 주님이 가신 곳마다 병자들이 고침을 받고, 낙심과 슬픔의 자리에 위로가 선포되었으며, 소외된 자들이 환영받는 놀라운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새 물결은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의 공포로도 억누르지 못했습니다. 어둠이 결코 빛을 이겨본 적 없다는 복음서의 말씀처럼 주님이 부활하심으로 불의한 세력은 무너지고 죽음의 공포는 사라졌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 영원한 생명과 소망의 새 질서가 만들어졌습니다.
우리 교회와 성도는 바로 그러한 질서 가운데 살아있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부활의 감격과 신비한 능력을 힘입어 세상을 지배하는 불의한 세력, 죽음의 공포, 고통과 시련의 현실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불의한 세력, 암흑의 권세는 여전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인종, 성별, 종교, 사회 계층 간 대립과 갈등이 벌어집니다. 폭력과 전쟁으로 생명이 위협받고, 기아와 빈곤은 인간의 생존과 존엄성을 파괴합니다.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은 하나님이 주신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환경위기를 초래했습니다. 물질만능의 세상은 경제적 위기 앞에 초라한 본질을 드러냈고 부패와 쾌락에 중독된 세상은 추악한 윤리적 타락과 공동체 붕괴의 위기를 가져왔습니다.
우리 사회의 현실도 답답하기만 합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한 달이 지났지만 정치권과 사회 지도층이 노출하는 탈법과 부정부패, 도덕적 불감증은 국민적 불신과 사회적 갈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여전하고, 북핵 위기로 시작된 남북 간의 긴장은 한반도에 또다시 전쟁과 파괴라는 악몽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렇게 답답한 현실에서 부활의 아침을 맞이해야 하는 우리의 마음은 무겁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위기는 오히려 하나님께서 기적의 새 역사를 만들어갈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믿습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워 온다는 평범한 진리처럼, 이제 곧 부활의 노래 소리가 이 땅 한반도에 크게 울려 퍼져 뒤틀어진 역사를 바로 잡고 암흑의 권세를 몰아낼 것을 기대해 봅니다.
2013년 부활절은 그런 기대 속에 불의와 폭력, 절망과 소외에 신음하는 모든 자에게 새 희망과 참된 위로가 선포되기를 바랍니다.
죽음을 딛고 부활하신 주님이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다’는 말씀처럼 이제는 우리가 깨어 응답할 차례입니다. 우리 내면에 뿌리박힌 탐욕과 교만을 뽑아내고, 참된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일, 하나님이 주신 창조 질서를 아름답게 보존하는 일에 우리의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합니다.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일, 갈라지고 상처받은 세상을 치유하고 화목하게 하는 일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우리 감리교회가 올해 부활절을 앞두고 사순절 생명나눔운동을 전개한 것도 그러한 다짐과 결단의 하나였으며, ‘하디 1903 성령한국 운동’을 감리교회 차원의 회개운동으로 추진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특별히 혼란의 터널에 빠져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는 감리교회의 현실에도 부활의 참 소망과 기쁨이 임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조속한 정상화와 화합의 잔치가 펼쳐지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예수님은 강력한 왕권의 리더십이 아니라 섬김과 희생을 통한 종의 리더십을 보이셨고 마침내 부활하심으로 참된 정의를 실현하고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우리 또한 그런 주님을 따라 서로를 섬기고, 자신을 희생하는 참 신앙인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동안의 반목과 대립을 종식하고, 십자가에 죽으신 주님처럼 기꺼이 자기의 욕심을 내려놓는 죽음조차 순종하는 신앙의 결단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기입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12:24)는 주님의 말씀처럼, 죽음으로 오히려 부활의 신비를 맛보는 거룩한 행진이 우리 감리교회 안에서 다시 시작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임시감독회장 김 기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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